반도체 후공정이란?
반도체는 크게 두 단계로 만듭니다. 전공정은 웨이퍼 위에 회로를 새기는 단계이고, 후공정은 완성된 웨이퍼를 검사하고 잘라 칩을 기판에 붙이고, 전기로 연결해 포장한 뒤 마지막으로 다시 테스트하는 단계입니다. 칩을 쌓거나 여러 칩을 한 패키지에 넣는 첨단 패키징도 후공정에 속합니다. 전공정 장비·소재 종목은 반도체 전공정 관련주에서 따로 볼 수 있습니다.
반도체 후공정 관련주는 이 단계에 장비를 대는 회사(본더·리플로우·레이저·검사 장비), 칩을 테스트하는 소켓·프로브카드·테스터 회사, 패키징과 테스트를 대신해 주는 외주(OSAT) 회사, 패키지 기판과 솔더볼 같은 소재 회사로 나뉩니다. 장비 회사는 칩 제조사가 생산 라인을 늘릴 때, 소켓·기판·소재 회사는 생산량이 늘 때, 외주 회사는 칩 제조사가 일을 맡길 때 실적이 움직입니다.
반도체 후공정 관련주를 고르는 기준
VUEDOT은 후공정이나 HBM 테마로 자주 거론된다는 이유만으로 종목을 넣지 않습니다. 2026년 반기보고서의 사업의 내용에서 후공정 장비·검사·테스트·외주·기판·소재 매출이 실제로 확인되는지 보고, 공시된 매출 비중을 함께 적었습니다. 금액만 공시한 경우는 계산했다고 표시했고, 수주 금액과 분기 실적, 주가는 적지 않습니다. HBM은 반기보고서에 HBM용 제품을 공급·납품했다고 적은 경우와 시장 성장 기대만 적은 경우를 나눠 표시했습니다.
HBM을 만드는 SK하이닉스, 반도체 패키지 기판이 회사 매출의 일부인 삼성전기, 반도체 장비 비중이 작은 한화비전, 기판과 다른 사업 매출을 나누지 않은 대덕전자, HBM 관련 제품이 아직 개발 단계인 회사는 인접 종목으로 따로 두었습니다.
HBM과 후공정 — 쌓고, 붙이고, 하나씩 검사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DRAM 칩 여러 장을 수직으로 쌓고 칩을 관통하는 전극(TSV)으로 연결해 한 번에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게 만든 메모리입니다. 반도체 표준기구 JEDEC가 2025년 4월 발표한 HBM4 표준은 데이터 통로를 2,048비트로 넓혀 최대 초당 2TB 대역폭을 내고, 4단부터 16단까지 쌓아 최대 64GB를 담도록 정했습니다. 층이 높아질수록 칩을 붙이고 검사하는 후공정의 몫이 커집니다.
반기보고서에서 HBM용 공급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곳은 다섯 곳입니다. 한미반도체는 12단·16단 HBM을 쌓는 TC 본더를 주력으로 적고 HBM4 제조용 TC 본더 수주를 수주 현황에 올렸습니다. 디아이의 자회사 디지털프론티어는 HBM4용 웨이퍼 테스터를 2026년 2월부터 양산 납품했고 SK하이닉스와의 공급 계약을 공시했습니다. 티에스이는 HBM 생산 업체에 프로브카드를 공급한다고 적었고, ISC는 2026년 2분기 HBM4 테스트 솔루션 초도 공급을, 테크윙은 2025년 1월 삼성전자에서 HBM 큐브 프로버 첫 수주를 적었습니다. 전공정 검사장비 회사인 넥스틴도 HBM을 쌓을 때 생기는 칩 깨짐을 검사하는 KROKY가 12단 HBM3E 양산 라인에 적용됐다고 적었습니다(반도체 전공정 관련주).
반면 이번에 확인한 패키징 외주·기판·소재 11곳은 HBM용 제품을 공급했다고 적지 않았습니다. HBM 관련주로 함께 거론되더라도 실제 공급이 확인되는 회사와 기대만 있는 회사를 나눠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HBM 매출 비중을 따로 공시한 회사는 없었습니다.
패키징 투자 — 청주 P&T7과 미국 인디애나
SK하이닉스는 2026년 4월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어드밴스드 패키징 전용 팹 P&T7을 착공하고 약 19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시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 HBM 후공정 라인과 첨단 패키징 연구시설을 짓고 있으며, 미국 상무부는 최대 4억 5,800만 달러의 직접 보조금과 5억 달러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 공장의 양산 목표는 2028년 하반기입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2026년 테스트 장비 매출이 31.0% 늘어 153억 달러, 조립·패키징 장비가 9.6% 늘어 67억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AI·HBM 칩의 복잡도와 첨단 패키징 확대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장비 쪽에서는 다음 접합 기술로 거론되는 하이브리드 본딩(범프 없이 구리 면끼리 직접 붙이는 방식) 준비가 진행 중입니다. 한미반도체는 하이브리드 본더를 개발하며 전용 공장을 짓고 있고, 한화비전의 자회사 한화세미텍도 하이브리드 본더를 소개합니다. 인텍플러스는 하이브리드 본딩용 3D 적층 검사장비를 2028년까지 국책과제로 개발합니다. 아직 개발·투자 단계라 매출로 이어지는 시점은 회사별 공시로 확인해야 합니다.
고객 집중 — 메모리 두 회사의 투자에 연동
국내 후공정 기업의 매출은 소수 고객에 몰려 있습니다. 반기보고서 기준 두산테스나는 한 대형 반도체 기업이 약 95%, SFA반도체는 한 고객이 약 75%, 디아이는 반도체 장비 매출의 62.2%가 한 고객이고, 테크윙도 한 거래처가 56.3%입니다(계산). 고객 이름을 밝힌 경우 대부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들어 있어, 두 회사의 메모리 설비 투자와 생산량이 국내 후공정 업황을 크게 좌우합니다.
가동률도 회사마다 다릅니다. 2026년 반기 기준 하나마이크론 반도체 제조 81.70%, 심텍 80.41%처럼 높은 곳이 있는 반면, 와이씨 웨이퍼 테스터 53%, 해성디에스 55.3%, 두산테스나 웨이퍼 테스트 57.8%, SFA반도체 국내 공장 40%처럼 낮은 곳도 있습니다. 같은 후공정이라도 메모리와 비메모리, 장비와 소모품에 따라 업황이 다르게 움직입니다.
반도체 후공정 관련주를 볼 때 놓치기 쉬운 위험
장비 회사는 고객이 증설할 때 수주가 몰리고 투자가 멈추면 매출이 크게 줄어듭니다. 피에스케이홀딩스는 반기보고서에 분기별 매출 기복이 심할 수 있다고 직접 적었습니다. HBM 세대가 바뀔 때 고객이 장비 업체를 바꾸거나 추가할 수 있어, 한 세대의 공급 실적이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기술 분쟁도 있습니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은 TC 본더 특허를 두고 서로 소송을 냈습니다. HBM 매출을 따로 공시한 회사가 없어 HBM 매출 규모를 숫자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리노공업·삼성전기·한화비전처럼 반도체 외 사업(의료·MLCC·보안)이 섞인 회사가 있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합니다.